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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외수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항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두겠네 - 이외수 시화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9월이 오기는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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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중독자/ 이외수
안개중독자 이외수 사랑아 그대가 떠나고 세상의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나는 아직도 안개중독자로 공지천을 떠돌고 있다 희미하게 지워지는 풍경 너머 어디쯤 지난날 그대에게 엽서를 보내던 시화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고려원, 2000) 공지천 이외수 길.
- 놀 - 이외수 놀 -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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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川에서/ 이외수
春川에서 이외수 이제는 눈을 감고 편안히 떠내려 가야지 내가 기른 물뱀이나 두어 마리 데리고 발목에 마름풀이 감기면 마름풀 울음이 음표들을 매달아 풀어뜨리고 하모니카 에이장조 낮은 音으로 불면서 떠내려 가야지 떠내려 가야지 오늘은 가는귀 먹은 내 머리맡 스적이는 풀잎 소리 저 강물 가득히 별이 번지는 春川風景 - 이외수 시집 『풀꽃 술잔 나비』(東文選(동문선)
- 여름 엽서/ 이외수 여름 엽서/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가지
- 호수 - 이외수 호수 - 이외수 고여 있는 슬픔이다. 고여 있는 침묵이다. 강물처럼 몸부림치며 흐르지도 않고 바다처럼 포효하며 일어서지도 않는다.
- 봄밤의 회상/ 이외수 봄밤의 회상/ 이외수 밤 새도록 산문시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애 언제 한번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 달맞이꽃 - 이외수 달맞이꽃 - 이외수 밤에만 핀다. 어둠 속에 흩어져 있는 달의 비늘이다. 그리움의 편린이다. 눈 뜨는 사랑이다. 수절 같은 슬픔이다.
- 이슬 - 이외수 이슬 - 이외수 새벽에 내린다. 만물이 깊이 잠든 안식의 새벽에 소리 없이 내려와 꿈을 적신다. 신의 서늘한 입김이다. 생명의 속삭임이다.
- 사랑 - 이외수 사랑 - 이외수 사랑은 하고 있는 순간에도 하지 않은 순간에도 언제나 눈물겹다.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흐르는 시간 앞에 후회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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