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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 / 김용만 손 들어야 할 때 손 한번 못 든 못난 손으로 살기 위해 솟은 나무 목을 친다 우북하게 떨어져 쌓인 가지들 결국 내 형이고 동생이고 내 목인 것을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전국적으로 / 김용만 전국적으로 몸이 쑤시는 어머니는 어디에 열차 사고 어디에 불만 나도 전국을 걱정하고 살지만 우리는 가난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그야말로 전국을 점령했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일기 / 김용만 이따만한 대보름달 앞산 위에 걸렸는데 오늘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마터면 쓸 뻔했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주)창비. #김용만 #일기
- 위봉사 / 김용만 걸어서 다녀왔다 절이 조용하여 절간 같았다 볼이 말간 스님 한분 만났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다 스님에게 절 받았다 나도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절이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김용만 #위봉사
- 월사금 / 김용만 뛰었다 멀리 보리뱥에 어머니 앉아 계셨다 ㅡ 먼 일이냐 ㅡ 일기장을 놓고 갔어요 돈 얘기는 꺼내지 못했다 가난한 그 길에 더머니 울고 나는 자랐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김용만 #월사금
- 오월 / 김용만 산길 걷다 조용히 찔레꽃 한송이 길가에 놓는다 이 산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므로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주)창비. #김용만 #오월
- 예의 / 김용만 않는다 벗어난 그 길은 고라니가 새끼 찾는 길이고 풀꽃들 땅이다 꽃을 좋아하는 일은 꽃 사진이 아니라 발밑을 조심하는 일이다 꽃도 밟히면 아프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주)창비 #김용만 #예의
- 여름밤 / 김용만 나와 꽃밭 주위를 서성인다 마당에 살던 참개구리 한마리 폴짝 꽃 숲에 숨는다 적막한 새벽 이 잔잔한 흔들림 너는 누구의 마음 저리 흔들어보았느냐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주)창비 #김용만 #여름밤
- 어머니 / 김용만 울었다 오늘 밤은 별들도 유난히 초롱하다 하느님도 가문 별밭에 물 뿌리시나보다 하느님, 별밭에 물 호복이 주세요 우리 어머니가 식사를 시작하셨대요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주)창비 #김용만 #어머니
- 안부 / 김용만 먹었냐 날이 춥다 어머니 안부는 밥이 시작이고 밥이 끝이다 배고파보지 않은 것들이 산그늘 서늘한 내력을 어찌 알겠냐 앞산 붉어지는 감빛에 눈이 침침타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 (주)창비 #김용만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