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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인국에서의 여름 / 안희연 이곳에선 누구나 아름답게 웅크리는 법을 연습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우산이 뒤집히고 비에 젖은 거리는 깨뜨리기 좋은 가로등을 기도처럼 매달고 있습니다 나는 가만히 돌을 쥐고 명멸하는 불빛을 봅니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중얼거리며 나만 혼자 커다랗다는 부
- 가능한 통조림 / 안희연 묻을 것이 있는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요 나는 홀로 테이블을 지키고 앉아 목록을 작성합니다 축 늘어진 고양이를 안고 와서 불이 꺼졌다고 말하는 것 나는 대답 대신 검은 고양이라 적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는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오후에는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통조림을 하나둘 꺼내봐요 뚜껑을
- 몽유 산책 / 안희연 두 발은 서랍에 넣어두고 멀고 먼 담장 위를 걷고 있어 손을 뻗으면 구름이 만져지고 운이 좋으면 날아가던 새의 목을 쥐어볼 수도 있지 귀퉁이가 찢긴 아침 죽은 척하던 아이들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고 이따금씩 커다란 나무를 생각해 가지 위에 앉아 있던 새들이 불이 되어 일제히 날아오르고 절
- 백색 공간 / 안희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쓰면 눈앞에서 바지에 묻은 흙을 털며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한참을 서 있다 사라지는 그를 보며 그리다 만 얼굴이 더 많은 표정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그는 불쑥불쑥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지독한 폭설이었다고 털썩 바닥에 쓰러져 온기를 청하다가도 다시 진흙투성이로 돌
- 줄줄이 나무들이 쓰러집니다 / 안희연 키 크는 일에 관해서라면 나도 조금 할 말이 있어요 허물어지는 계단을 달려와 단숨에 뛰어내리는 일 공중에 떠오를 때마다 나는 킥킥 비행기가 된 것 같지만 폭죽처럼 온몸이 터지고 바닥엔 흩뿌려진 색종이들 나는 아름다운 착지를 꿈꿔요 옥상은 매일밤 높아져요 누군가 나를 찢고 달아날 때마다
- 태풍의 눈 안희연 태풍의 눈 안희연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태풍의 이름은 별 이유 없이 지어지기도 한단다 그런 말들이 내게 가라앉은 날엔 엉터리 지도 제작자의 마음을 생각해보곤 한다 존재하는 모든 길을
- 고트호브*에서 온 편지 / 안희연 나는 핏기가 남아 있는 도마와 반대편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오늘은 발목이 부러진 새들을 주워 꽃다발을 만들었지요 벌겋고 물컹한 얼굴들 뻐끔거리는 이 어린 것들을 좀 보세요 은밀해지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지 나의 화분은 치사량의 그늘을 머금고도 잘 자랍니다 창밖엔 지겹도록 눈이 옵니다 벽난로
- 안희연 시인과의 만남 -구수산도서관 안희연 시인님은 딸과 나이가 같은데 소녀처럼 글을 쓰고 이렇게 강연을 다니신다 딸도 시를 잘 쓰는데 외손자 좀 키워놓고 재능를 좀 살려보면 좋겠다 딸은 지금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안희연 시인과의 만남 후기는 아래 링크를 클릭 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bukguarts/224360260778
- 서랍 속을 걷다/안희연 서랍 속을 걷다/안희연 오늘은 서랍 속을 걷기로 한다 서랍을 걷기 위해서는 일단 서랍을 열어야겠지 당연한 사실이 도무지 당연해지지 않아서 우리에게는 매일의 악력이 필요하다 나는 서랍을
- 하니 안희연 사주 (의사 양재웅과 결혼할까?) 하니 사주 안희연 사주 의사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 환자 사망사고로 인해 결국 병원을 폐업하고 결혼이 연기되며 심적 충격을 느껴서인지 과거 밝은 에너지와 귀엽고 상큼 발랄한 하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