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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 창고 / 이문재 소금 창고 / 이문재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시집 2004 ************************************ 이문재 내 몸과 마음이 깨끗해야 우주라는 제자리로 돌아갈텐데… 내 몸은 이.......
- 이문재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눈동자 눈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눈동자다 눈동자는 다른 눈동자가 필요하다 지금 가장 필요한 눈동자는 내 눈앞에 있는 다른 눈동자다
- 오래된 기도 - 이문재 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 오래 만진 슬픔 - 이문재 아침 산책부터 지친다. 해가뜬지 30분도 안되었을텐데 논밭, 마을 어귀, 대박산 자락까지 후덥지근 달구어져 있다. 가을이는 마당을 나설때 부터 혀를 내밀고 헉헉 거린다. 그래서 오늘은 멀리 안 나갈려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을이는 어제 따 놓은 홍고추 자루 냄새를 확인하더니 무슨 영감이
- 바위꽃/이문재 바위꽃/이문재 너럭바위 위에 나리꽃 피었다 처음엔 나리 뿌리가 바위를 움켜쥔 줄 알았다 아니었다 너럭바위가 뿌리를 꽉 붙잡아 준 것이었다 바위 위에 피어난 꽃은 바위가 피워올린 꽃이었다
- 오래된 기도 / 이문재 오래된 기도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 이문재 -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지혜를 구하는 기도 / 라인홀드 니부어 하느님,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소서.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무엇보다 저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주소서. 마음을 다스리는 기도 / 이채 위를 보고 아래를 보지 못하면
- [이문재] 내 안의 식물 더욱 미끄러워진다 한켠에서 자라도 자란다 달이 커진다 내 죽음도 커지고 그대 이별의 이후도 커진다 죽음의 뒤편도 커지고 이별 이전도 커진다 뿌리만큼 거대한 내 안의 식물 줄기들 이문재
- 초여름- 이문재 초여름 - 이문재 벚꽃 보러 왔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갔나요 꽃 진 자리자리마다 까맣게 빛나는데 꽃 보고 가신 사람들 다 어디에 있을까요 까맣게 익은 버찌 떨어져 꽃 떨어진 자리자리마다 난다고 봄보다 먼저 떠난 당신 꽃 진 자리 새까맣게 영그는 빛나는 열매는 생각하지 않는 정작 봄의 완성은 외면하는 매번 그랬듯이 앞만 보는 당신 당신은 거기서 무얼 하는 건가요 이문재
- 봄날 - 이문재 봄날 - 이문재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