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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늘이 되어준 사람 그늘이 되어준 사람 서인석 햇살이 너무 뜨거웠던 날들 그늘 하나 없이 걷고 있을 때 당신은 아무 말 없이 다가와 내 뒤에서 우산을 들어주셨지 나는 앞만 보며 걸었고 당신은 늘 한 걸음 바람이 불면 등을 막아주던 사람 내게는 느껴지지 않던 그 손길이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온기 이제야 뒤를 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모든 길 위에 당신의 그늘이 먼저 와 있었어 — 서인석
- 빛나던 이름 빛나던 이름 서인석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뒤돌아보며 환하게 웃었지 그때의 내 이름은 참 가볍고 밝았어 아직 가보지 않은 길과 이루지 못한 꿈을 품고 세상이 나를 불러주기만을 가슴 내가 그리운 날이면 거울 앞에 조용히 서서 오래 잊고 살았던 내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 꿈을 품고 세상을 향해 힘껏 대답하던 나처럼 오늘도 내 이름을 부르며 다시 한번 살아보자고 — 서인석
- 괜히 울컥한 날 괜히 울컥한 날 서인석 아무 일도 없던 평범한 하루였어요 늦은 저녁 밥을 먹으며 무심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죠 그런데 화면 속 누군가가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숟가락을 든 채로 한참을 것은 아니었어요 오래도록 가슴 한편에 숨어 내가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날 흘린 눈물은 슬퍼서만은 아니었어요 그 시절의 내가 아직 살아 있다고 내게 보내온 안부였어요 — 서인석
- 자꾸 뒤를 보게 돼요 자꾸 뒤를 보게 돼요 서인석 앞만 보고 달리던 내가 요즘은 자꾸 뒤를 봐요 멈추면 뒤처질까 봐 숨 가쁘게 지나온 길 그때의 웃음 그때의 눈빛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았던 사람들 이제는 빛나는지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인데도 마음은 자꾸 그곳으로 가요 돌아갈 수는 없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지나온 모든 날이 아직 내 안에서 오늘의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고 있어요 — 서인석
- 바람이 내게 남긴 말 바람이 내게 남긴 말 서인석 아무 말 없이 스쳐 간 바람 그 안에 네 숨결이 묻어 있었지 내 볼을 스친 그 순간 너의 안부를 들은 것 같았어 바람이 내게 남긴 말 잘 지내고 있다는 나는 또 너를 느꼈다 사랑은 이렇게 떠나도 바람이 가끔 데려다주는 걸 기억은 흔들려도 그때의 감정은 잊히지 않더라 바람이 내게 남긴 말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조용한 위로 — 서인석
- 춤추다 춤추다 글·그림 서인석 사는 게 늘 반듯할 수 있나 한쪽으로 기울기도 하고 휘청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넘어질 듯 몸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럴 때 억지로 버티지만
- 줄줄이 사탕 줄줄이 사탕 글·그림 서인석 정권이 바뀌었다 사람도 바뀌고 자리도 바뀌었다 그러더니 하나가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 또 하나 또 하나 줄줄이 끌려간다
- 피노키오 증후군 피노키오 증후군 글·그림 서인석 처음엔 작은 거짓말이었다 조금 숨기고 조금 보태고 아니라고 하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한 번 자란 코는 줄어들지 않고 거짓말 위에
- 빨간 고양이 빨간 고양이 글·그림 서인석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 눈이 먼저 따라가고 귀가 쫑긋 서고 꼬리는
-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글·그림 서인석 사람들은 나를 이름으로 부른다 누군가는 아버지라 하고 누군가는 친구라 하고 누군가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라 한다 그 이름들을